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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러기음악회를 찾아주신 어린이 여러분 그리고 부모님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번 꾸러기음악회는 '신나는 춤곡의 세계'라는 주제로 마련했습니다.
또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소리도 새롭게 모습을 단장하여
어린이 여러분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성큼 다가선 가을의 문턱에서
꾸러기음악회를 통해 넉넉하고 즐거운 시간 맞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술이라는 것은 우리들이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필수품이 아니라 사치품일 수밖에 없다고 단정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게 주장해 왔습니다.
물론 이 주장은 제가 깊은 연구를 통해서 그런 결론을 얻었다는 것은 아니었고
다만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계가 공통적으로 처해있는 열악한 조건들을 나름대로
이해시키려다보니 사치품이라는 속성으로 설명하는 것이
그럴 듯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다른 친구들보다 비교적 늦게 결혼하여 아이를 두고 크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니
제가 잘못 생각해도 단단히 잘못 생각해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들었던 멜로디를 따라서 또는 멋대로 변형시켜가면서
쉴새없이 흥얼거리고 몸을 흔들어 대며,
연필이 보이기만 하면 아무데나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어느 순간엔가 퍼뜩 예술행위는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품인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술이 생활의 필수품이라면 우리 아이에게는 어떤 접근을 시켜줘야 할까?
음식을 먹을 때 이것저것 영양소를 고려하여 골고루 먹이고 몸에 해로운 것은
먹지 못하게 정성을 기울이는 것처럼 예술을 접하는 것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꾸러기예술단을 운영하며 어린이들을 위한 꾸러기음악회를 진행하면서부터
일종의 소명감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비단 내 아이 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어린이들에게 아주 맛있으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음악회를 만들어 제공해야 되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렇다고 영양이 풍부하다 하여 억지로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서툴긴했지만 테마를 갖고 진행하는 연주곡, 지휘자의 수비고 재미나는 설명,
음악과 함께하는 이야기 나라, 간단한 악기 다루기, 악기 전시 등의 재료를 적절히 배합하여
맛있게 만들어 신나게 먹을 수 있도록 애써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즐겨 먹을 수 있을 만큼 무르익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맛난 음악회를 부모님들은 자꾸 아이 혼자만 먹으라고 등을 떠미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아이가 혼자서 밥을 먹으면 입맛을 잃듯이 음악회도
혼자서 본다면 골고루 얼마나 맛나고 신나게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와 함께 박수치고 장단을 맞춰 보십시오.
이 맛난 음악회가 부모님의 사랑과 함께 아이의 마음 깊은 곳을 살찌워 줄 것입니다.
음악회가 끝나면 아이에게 어땠느냐고 물어보지 마시고 부모님이 먼저 아이에게
귓속말로 속삭여 보십시오 아이도 덩달아 부모님의 귀에 대고
그 맛난 음악회의 요리에 대하여 소곤거릴 것입니다.
정말 좋은 것은 '함께'나눌 때 그 가치가 더욱 살아나는 것이랍니다.
2001년 9월 꾸러기음악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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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14
